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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5년 전인 2018년 3월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은 후, 저의 젖은 만족할만한 모유양이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초보 엄마라 그런지 유선이 막혀있거나, 모유수유를 어떻게 할지 모르는 당황스러움에 젖도 잘 안 나온 것 같아요. 제가 있던 병원은 자연주의 출산을 중점으로 두고 있는 병원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24시간 밀착 육아를 중시하였습니다. 협조가 잘 되지 않는 저의 젖에 저도 너무 당황할 무렵, 저는 캐리어에서 제가 준비해온 비건 분유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준비해온 분유는 12개월 이상인 아이가 섭취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저의 분유통을 가져가서 영문으로 된 설명서를 읽고 저에게 얘기해주고 나서야 분유에 표시된 개월 수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처음 되니, 분유의 개월 수도 정확히 읽지 않고 그냥 구입한 것이지요. 젖은 잘 나오지 않고, 아이는 먹여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연계된 산양분유를 먹여야 했습니다.
퇴원 후 저는 식단 문제로 비건 식사가 제공되기 힘들 것 같은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고,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지 3일밖에 안 된 시점이었습니다. 미리 예약해둔 산후조리업체에서 출퇴근 산후조리사를 불렀고 그 후 아기와 남편과 저는 육아에 돌입했습니다. 과학이 이렇게 발전되어도, 아기를 기계로 만들 수 없듯, 아이를 순식간에 두세 배로 키우는 모유도 기계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분유는 그저 보조수단으로 생각했습니다.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 있으면서 2시간에 한 번씩 젖을 물렸고, 젖에서 모유가 모두 다 나와 젖이 흐물해지면 아기는 젖이 안 나온다고 입을 떼었습니다. 그때마다 혹시 더 배가 차지 않았을까봐, 산부인과에서 타 온 동물성 분유를 20ml씩 타서 젖병에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모유로 자신의 배는 이미 차있었기 때문에, 추가로 탄 분유를 조금 먹고는 이내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모유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젖 마사지를 받으러 다녀온 적도 한번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유식이 시작되던 만 4개월까지 제 모유량은 많이 부족하진 않았고, 아이가 추가로 배고프지는 않은지 확인 차원에서 분유를 조금씩 급유했습니다. 아이의 입맛은 섬세하기 때문에, 아이의 분유를 중간에 바꾸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병원에서 타 온 산양분유를 다 먹이고는 한통을 더 샀지만, 그마저도 다 먹이지 못하고 이유식 단계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출산과정에서 산 동물성 분유는 1 통이었습니다.
출산 전, 제가 해외에서 직구한 4통의 비싼 분유는 12개월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전면으로 주지도 못하고, 동물성 분유를 탈 때 한 숟갈씩 섞어서 주고, 남은 분유는 나중에 이유식에 조금씩 섞어주거나, 친정엄마가 가져가셔서 아이의 과자로 만드셨던 기억이 납니다.
부족한 엄마와 아빠였지만, 아이는 정말 고맙게도, 쑥쑥 커주어 12개월 무렵에는 체력이 이미 상위 2프로의 아이로 커주었습니다.
출산을 앞두신 비건 예비엄마들은 참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출산 전 저는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비건으로써 받았던 스트레스가 참 많았습니다. 점심시간, 회식자리, 출장, 미팅 등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은근히 먹고 마시는 자리가 참 많았고, 저는 '비건 평가'당할 수 있는 자리는 최대한 전략적으로 피하곤 했지만, 비건에 대한 반복적인 질문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아이를 임신하고서도 사람들의 비건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그 때마다 완곡하고 친절하게, 때로는 non-비건들을 공감해드리면서 답변해드리고 있었지만, 때때로 극단적 비건 육아로 아이를 죽인 부부의 해외 뉴스가 뜨면, 이런 사례를 빌미로, 임신한 저에게 비건으로 아이를 키우다 죽였다는 뉴스 봤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비건을 하기 힘들었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저와 아이에게 드리울 공격이 두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은 분유업계와 긴밀한 산업적 연계가 있습니다. 일단 산부인과는 자주 애용하는 분유가 있고, 산후조리원에서는 직접적으로 엄마 교육을 분유업계에서 나와서 진행합니다. 그런 와중에 과연 내가 준비한 비건 분유를 아이에게 급유할 수 있을까 저의 미래가 참 걱정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눈을 감자니 생산과정에서 동물의 착취가 들어가 있는 동물의 젖을 아이에게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 전에 미리 산부인과 의사에게 내가 원하는 분유를 가져와서 먹여도 되냐고 물었고 동의도 얻었지만, 의사선생님께 직접적으로 성분을 보여드리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비건 분유를 먹이는데 개월 수 문제로 잘못 구입해서 실패하였고, 추가적으로 비건 분유를 사려고 하니 이미 모유량이 점차 증가하고 이유식이 시작할 때가 되어 추가적으로 분유 구입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모유수유가 중요한 건 알지만, 출산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초보 엄마에게는 늘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100% 모유 수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출산 전 미리 사둔 비건 분유의 구입은 정말 큰 마음의 지지가 될 것입니다.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라고,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들에게 힘이 되고자 이 글을 적어봅니다.
Q. 국내의 비건 분유는 없나요?
A. 제가 찾아본 결과, 아직까지 없습니다. 찾아보니 일동후디스 트루맘 메디소이라는 제품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품절된 것으로 보아, 수익성 측면에서 실패해 단종된 것으로 보입니다. 앱솔루트 소이 분유는 계란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계란에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은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 있어 보이지만 이마저도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앱솔루트 유당불내증이 가장 유사해 보이지만 이마저도 우유는 들어가 있습니다.
Q. 언제 구입하는 게 좋을까요?
A. 외국 직구밖에 없으므로, 배송기간을 고려해 적어도 15일 이전에 구입 신청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캔으로 밀봉되어 있어 산소가 차단되므로, 1달 전쯤 조기 구입해도 문제없을 듯합니다.
Q. 구입 전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분유를 결정했다고 해도 산부인과에 가면 그곳의 정해진 시스템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구입하고자 하는 분유가 있으면, 해당 분유를 미리 산부인과 방문 시기에 산부인과 의사에게 보여주고, 해당 분유를 선택 급유해도 되는지 꼭 물어보시고, 동의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의사들은 대부분 비건에 대한 이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건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거나, 비건 분유를 꼭 먹여야겠다고 생각하면 걱정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요에 따라 선의의 거짓말(자신이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비건 분유를 먹이고 싶다거나...)을 동원하고,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분유를 확인해달라고 하는 게 좋겠습니다.
Q. 하단 제품들은 정말 완벽한 비건 분유인가요?
A. 동물성 재료가 거의 없다는 것뿐이지, 비타민 D가 함유되어 있는 분유들은 비타민 D 제조 과정에서 비건을 준수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하단 참고자료에 걸려있는 링크에 의하면, 현재 완벽한 비건 분유로 보이는 제품은 유럽에서 생산하는 Bebe M Infant Formula로 보이지만 현재 유럽 직구 사이트를 알아보니 해당 제품은 한국 직구 대상이 아닙니다.
Q. 원하는 비건 분유가 없어, 시중의 분유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A. 비건 육아를 하고자 하지만, 가족의 반대, 예산의 부족, 기간의 부족, 실수 등 비건 분유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건 육아가 좌절되었다는 느낌은 가질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아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것일 뿐이며, 분유 급유 시기는 생각보다 짧기 때문에 설령 출산과정에서 동물성 식품이 함유된 분유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서, 다시는 비건 육아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유를 더 늘리고, 현미 이유식을 먹이고 또 아이가 밥을 먹게 되면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다시 우리는 비건 육아를 부분적으로 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면 됩니다.
제품사진 | 제품 상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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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s Best 오가닉 소이 유아 분말 구입처 : 인터파크 가격 : 80,200 원 그램 : 658g 개월 : 0 ~ 12개월 생산국가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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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Bear 미국 소이 베이스 파우더 분말 인펀트 포뮬라 파우더 구입처 : 네이버스마트스토어 가격 : 338,210원 (6개) / 개당 56,368원 그램 : 624g 개월 : 0 ~ 12개월 생산국가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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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kg 씨밀락 소이 이소밀 신생아 0~12개월 구입처 : 지마켓 가격 : 87,800원 그램 : 1.13kg 생산국가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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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6 골드 Soy 소이 밀크 구입처 : 옥션 가격 : 38,700원 / 배송비 : 8,000원 (107,100원 / 배송비40,000원) 개월 : 0 ~ 12 개월 그램 : 900g 생산국가 : 멕시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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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ber Good Start Soy Infant and Toddler Formula 구입처 : 아이허브 가격 : 30,158원 개월 : 0 ~ 12 그램 : 366g 생산국가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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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캐어 소이 밀크 포뮬라 900g 구입처 :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지마켓 가격 : 38,000원 / 배송비 : 8,000원 (4통 구매시 : 101,000원 / 배송비 40,000원 ) 개월 : 전 연령 그램 : 900g 생산국가 : 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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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s One, Baby's Only, Plant Based Pea Protein Toddler Formula 구입처 : 아이허브 가격 : 23,091원 개월 : 12 ~ 36 그램 : 360g 생산국가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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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 Plant-Based Complete Nutrition for Toddlers 구입처 : 아이허브 개월 : 12 ~ 36개월 이상 가격 : 51,731원 그램 : 624g 생산국가 : 미국 |
참고자료: https://pickyeaterblog.com/best-vegan-baby-formula/
Best Vegan Baby Formula (2022 Guide)
If you're a new parent, you know that breastmilk or formula is going to be your baby's primary source of nutrition during the first 12 months of their
pickyeaterb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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