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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우즈베키스탄 친구들을 만나서 반가움과 충격 속에 허둥지둥했던 2일간의 타슈켄트 체류를 마치고 우리는 히바로 떠났다. 우리는 히바, 부하라, 사마르칸트를 거쳐 다시 타슈켄트로 올 예정이다. 타슈켄트에서 히바까지 보는 방법은 2가지이다. 첫 번째는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순으로 타슈켄트에서 가까운 도시부터 보고 나서 히바에서 타슈켄트로 한 번에 돌아오는 방법, 두 번째는 타슈켄트에서 가장 멀리 히바부터 갔다가 타슈켄트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아무래도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멀면 멀수록 개발이 덜 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히바로 떠났다.  

 타슈켄트와 히바 사이에는 철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아무래도 체력 안배를 위해서 비행기를 타는게 좋다고 판단되었다. 타슈켄트에서 히바까지 가는 데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우리는 1시 15분 차를 타고 멀리 히바로 떠났다. 

Skyscanner : 타슈켄트에서 히바로

 우리는 호스텔에서 나와 중앙아시아 대중교통 검색 애플리케이션인 2GIS를 통해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호기롭게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버스라 봐야 한국처럼 공항 리무진이 아니었고, 1400 숨(우리나라 돈으로 165원) 받는 버스라서 시내버스와 다를 바는 없었지만,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라서 다른 시내버스와는 달리 짐을 놓을 수 있는 짐칸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다른 시내버스처럼 에어컨은 없어 더운 날씨에 버스는 창문을 열고 달렸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버스는 30분도 안 되어 공항에 도착했고, 모든 사람들은 내렸다. 그런데 공항에 막상 가니 우리가 예매한 비행기가 목록에 안 뜨는 게 아닌가? 타슈켄트 출발 리스트에 뜨는 모든 도시도 이스탄불, 모스크바 등 모두 우즈베키스탄이 아닌 도시들이었다.  딱 보니 국제선이었다. 국내선은 도대체 어디 있나? 급한 마음에 데스크에 물어보니, 우즈베크어를 메모장에 적어주고는 국내선 터미널로 가란다.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 간에는 오고 가는 셔틀도 없으므로, 택시를 꼭 타야 했다. 바깥에 나가보니 다행히 국제선에 방금 승객을 내려준 택시가 있어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3만 숨 정도 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숙소에서 공항까지 돈 아낀다고 버스 탄 금액보다 열 배는 더 되는 가격이었다. 택시도 딱 1대밖에 없어, 급한 상황에 흥정을 더 붙일 수 없었다. 그런데 막상 택시를 타고 보니 국제선 타는 곳에서 국내선 타는 곳까지는 택시 타고도 10분이나 걸렸다.  아니, 이 가격에 택시를 탈 것이었다면, 숙소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오는 게 더 이득인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만 버렸다. 

타슈켄트 공항

 타슈켄트 국내선으로 입국 수속을 하니 공항 내 몸수색을 정말 철저하게 했다. 나는 여자보안관이 하얀 장갑을 끼고 몸수색을 했는데, 정말 몸 구석구석 가슴까지 철저하게 만지고 의심했다. 이런 심한 몸수색은 인도 여행할 때 뉴델리 쇼핑몰 들어갈 때 했던 몸수색과 비슷했다. 철저한 건 알겠는데, 그동안 X레이만 통과하면 일사천리로 되었던 몸수색과 비교하면 타인이 내 몸을 마구 만지는 건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졌다. 

 국내선 공항으로 들어가니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테이블이 3개 밖에 없는 작은 커피숍이 달랑 하나 있어 엄마는 호기롭게 그곳에서 아메리카노를 즐겼다. 우즈베키스탄이 차 문화인만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매우 적었는데, 바로 옆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도 한국인 아저씨였다. 말 안 해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양복을 입고, 딱 봐도 서류 가방같이 생긴 검은 가방을 메고 출장길에 나서고 있었다. 우리는 우즈베키스탄 도착하고 한국인을 거의 처음 봐서 반가웠지만, 출장길을 방해하기 싫어 멀찍이 지켜만 보았다.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타는 주원이

 커피를 마시던 한국인 아저씨 외에는 모두 현지인이었다. 이 더운 날씨에, 코로나 시국에, 우즈베키스탄 여행하는 외국인이 극히 드문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깔끔한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타고 우리는 히바에 가까운 우르겐치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우즈베키스탄은 딱 2글자였다. "사막" 처음에는 카메라로 사막을 찍고 또 찍었지만 정말 1시간 30분 내내 노란 땅 사막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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